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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임금님 수라상

by 머니플로우랩 2025. 3. 30.

조선시대 임금님 수라상

 

"한 나라의 음식은 그 나라의 정신을 담는다." 조선시대 임금님의 수라상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그 시대를 반영한 왕의 건강과 권위, 예(禮)의 상징이었습니다.

조선 왕조는 엄격한 유교 문화와 질서를 중심으로 한 궁중 문화를 유지해 왔고, 그 중심에는 매일 두 차례 정갈하게 차려지던 ‘수라상(水剌床)’이 있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전통 한식의 정수로 평가받는 이 수라상에는 조선의 철학, 계절, 미학이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1. 하루 두 끼, 조선 왕의 식사 습관

조선시대 임금은 하루 두 끼를 규칙적으로 먹었습니다. 하루 첫 식사는 오전 10시경에 드는 아침 수라, 두 번째 식사는 오후 5시경에 드는 저녁 수라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간 개념이 아니라 신체 리듬과 건강, 궁중 의례를 고려한 전통적인 식사 방식이었습니다.

수라는 궁중 전용 주방인 ‘수라간’에서 준비했으며, 임금이 식사하는 장소는 대조전, 강녕전, 혹은 교태전 내부에 마련된 작은 식당 공간이었습니다.

2. 수라상의 구성 – 조선 미식의 결정체

임금님 수라상은 일반 백성들의 밥상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12첩 반상 또는 더 높은 수준의 15첩 수라상으로 구성되며, 매끼마다 수십 가지 음식이 정갈하게 올라갔습니다.

  • 밥과 죽: 백미 쌀밥, 잣죽, 흑임자죽 등
  • 국/탕/찌개: 도가니탕, 청국, 육개장
  • 구이류: 쇠고기, 은어, 도미구이
  • 찜류: 갈비찜, 전복찜
  • 전류: 육전, 어전, 두부전
  • 조림/볶음류: 버섯볶음, 장조림, 고사리조림
  • 나물류: 취나물, 도라지나물 등
  • 젓갈/김치: 백김치, 동치미, 육젓
  • 후식: 식혜, 수정과, 약과, 유과, 다식

그릇은 백자, 청자, 놋그릇이 사용되었으며, 배열과 높이까지도 규범에 따라 엄격히 정리되었습니다.

3. 자연을 담은 계절 음식

조선의 수라상에는 계절감이 살아 있었습니다. 제철 식재료를 통해 계절의 맛과 색을 살렸습니다.

  • : 두릅, 달래, 냉이, 쑥
  • 여름: 오이, 가지, 콩국, 삼계탕
  • 가을: 송이버섯, 밤, 대추
  • 겨울: 무, 배추, 동치미, 곶감

음식을 통해 몸의 균형을 맞추고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 조선 궁중의 중요한 식문화였습니다.

4. 철저한 위생과 의례 – 수라간의 비밀

수라상 준비는 치밀하고 엄격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습니다.

  • 음식 준비는 궁녀와 내시, 상궁, 시식관이 분담
  • 재료는 궁중 전용 저장고에서 공급
  • 모든 음식은 시식 후 임금에게 제공
  • 상차림의 높이, 그릇 배열, 향 피우는 순서까지 규범화

이 모든 과정은 임금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왕실의 체통을 유지하기 위한 철저한 시스템이었습니다.

5. 현대에서 만나는 수라상 – 전통의 재해석

오늘날 전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수라상은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 한국궁중음식연구원 수라상 복원
  • 국립고궁박물관 체험 행사
  • 전통 한정식당의 고급 한상차림
  • TV 프로그램, 유튜브, 문화 콘텐츠로 인기

마무리하며 – 한 상에 담긴 조선의 철학

조선시대 임금님의 수라상은 단순한 식사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절제와 정성, 자연과의 조화, 건강과 미학이라는 조선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식사의 의미를 잊고 살아가지만, 조선의 수라상은 그런 우리에게 되묻습니다. “당신의 식탁에는 계절이 담겨 있나요? 정성이 깃들어 있나요?”

단 한 끼라도, 마음을 다해 준비한다면 그 식사는 조선의 수라상처럼 고귀한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